팔꿈치 관절염과 윤활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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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병원 대표원장 이승준
조기 관리가 회복의 핵심
반복 통증 밤까지 가면 위험 신호
방치 시 만성화돼 초기 진단 중요
통증 지속 시 전문가 진찰 받아야
일상생활에서 팔꿈치 통증을 겪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커피잔을 드는 순간 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하거나 수건을 짜다가 갑자기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거나 운동 후 팔을 굽히고 펴기만 해도 뻣뻣함과 통증이 반복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지만 팔꿈치 통증이 지속되면 문고리를 돌리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쥐는 일조차 부담스러워지고, 결국 팔 전체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삶의 질이 눈에 띄게 감소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은 전문적인 진찰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고 신호입니다. 팔을 굽히거나 펴는 동작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될 때, 팔꿈치 주변이 붓고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할 때, 손목이나 손가락으로 힘을 줄 때 갑자기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 때, 또는 통증이 밤에 악화돼 수면을 방해할 때입니다.
또한 며칠간의 휴식, 냉찜질, 간단한 약물치료로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내부 구조물에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앞서 지난 45호를 통해 팔꿈치 통증의 원인으로 테니스 엘보우(외측 상과염)와 골프 엘보우(내측 상과염)를 살펴본 바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흔히 겪는 그외의 팔꿈치 통증의 대표 원인인 팔꿈치 관절염, 팔꿈치 윤활낭염이 각각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팔꿈치 관절염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 연골이 마모되면서 통증과 운동 제한이 나타납니다. 나이가 들수록 흔해지지만, 과거 팔꿈치 골절이나 탈구를 경험했던 사람, 반복적인 충격을 받는 운동(야구 투구, 역도 등)을 지속한 사람에서는 더 이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팔꿈치 관절염 환자들은 팔을 완전히 펴거나 굽히는 동작에서 걸리는 느낌, ‘뚝’ 하는 마찰음, 아침에 특히 뻣뻣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흔한 특징입니다.
연골 손상은 한 번 진행되면 자연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물리치료, 관절 가동범위 회복 운동, 약물치료, 윤활제 주사 등이 도움이 됩니다. 손상이 심한 경우 관절경적 정리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절염이 오래된 환자에서는 주변 인대와 신경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어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합니다.
2. 팔꿈치 윤활낭염(주관절 점액낭염)
팔꿈치 뒤쪽이 갑자기 부어오르며 만졌을 때 말랑하거나 압통이 느껴지는 상태입니다. 책상 위에 팔꿈치를 오래 괴는 습관, 반복적인 충격, 낙상 등의 외상으로 인해 윤활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합니다.
특히 감염성 윤활낭염일 경우 통증뿐 아니라 열감·발적이 동반되고, 움직이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염이 없는 경우 휴식과 보호대 착용, 약물치료로 충분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감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와 배액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윤활낭염이 반복되는 사람은 팔꿈치 뒤쪽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일상적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매우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팔꿈치 부상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넘어지며 팔을 짚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팔꿈치 인대 손상은 시간이 지나면 관절의 불안정성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기 쉬워 특히 운동선수에게 자주 보입니다.
팔꿈치를 굽힐 때 새끼손가락과 약지 쪽으로 저릿한 감각이 퍼진다면 팔꿈치 안쪽의 좁은 통로에서 척골신경이 압박을 받는 ‘척골신경 포착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근력 약화로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적인 충격을 받는 선수들에게는 스트레스 골절이나 반복 미세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데, 단순 염좌처럼 보이지만 회복이 더디고 통증이 깊고 지속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절 안에서 작은 연골 조각이 떨어져 움직이면서 걸리는 느낌을 주는 ‘관절 내 유리체(관절 쥐)’가 생기면 특정 각도에서 팔이 멈추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팔꿈치 통증은 처음에는 단순 피로로 느껴질 수 있지만, 구조적 손상이 진행되면 회복 기간이 길어지고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기부터 증상을 정확히 평가하고 적절하게 사용량을 조절하며 필요한 경우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기능 회복의 핵심입니다.
대부분의 팔꿈치 통증은 조기 관리만 잘 이루어지면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통증이 일상의 작은 동작까지 불편하게 만든다면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